앞으로의 대학 교육은 단순한 지식의 전수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급변하는 시대를 리드하는 인재를 기르기 위해서 교수자는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탐구하고 동료와의
진지한 토론을 통해서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체득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저는 대부분의 과목에서 시험을 없애는 대신, 발표와 토론, 워크숍, 글쓰기, 프로젝트를 교수법으로 사용합니다.
저는 학생들이 기존의 지식 체계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만의 문제의식으로 찾아내는 불편함을
하나씩 해소함으로써 세상을 보는 독자적 관점을 개발하기를 희망합니다.
나는 모든 수업에서 학생들로 하여금 자기소개서를 내도록 한다. 그런데, 요즘 꽤 많은 학부생들이 직접 창업하거나 인턴 등의 실무 경험을 많이 쌓고 있다. 2023년 2학기 고경디 수업을 듣는 한 학생이 자신의 창업과 실패 경험을 기록해 둔 실패노트(블로그)의 존재를 알려주었다.
학교에서는 주로 성공 사례를 다루지만 실전에 들어가면 성공보다는 실패가 훨씬 많다. 이것도 내가 좋아하는 말로, '우리의 착각,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경영학'을 보여주는 증거다. 아직 모두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내용이 흥미롭다.
이제는 학생과 선생의 경계도 불분명해지고 있다(내가 주장하는 비정형성의 단면). 나는 학생들 보고 나를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마케팅 전공 교수로 보지 말라고 주문한다. 나에게 이름을 붙이는 순간, 나와 학생들 간의 관계는 수직적 관계가 된다. 이제는 이런 방식으로 학습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다행히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많은 학생들의 내 취지에 공감하고 수업을 많이 수강하는 것 같아 고맙다. 정말로 하찮은 작은 노력이지만 나비의 작은 날개짓이 그러하듯 큰 물결을 일으켜 교육이 많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학생들이 나에게서 배우는 것도 많겠지만, 나도 그들에게서 많이 배운다.
[링크] 허니써커의 실패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