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졸업한 학생들의 근황을 다시 취합하게 되었다. 현직 조교에게 업무를 부탁했지만, 내 이름으로 문의를 하고 모든 내용이 정리되면 같이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메시지를 받았지만 답장이 없거나 아예 읽씹하는 경우도 있다고 조교가 알려주었다.
물론 각자 다 나름의 사정이나 생각이 있을 거라고 위안하면서도,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아무것도 아닌 일로 다시 생각의 꼬리 물기가 시작된 것 같다고 스스로 정당화를 하면서 문득 드는 생각들이 있다.
먼저 '과연 나는 학생을 잘 기르고 있는 것일까?'라는 질문이 머리 속을 맴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그럼 나는 좋은 제자인가?'라는 질문도 생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내가 사사한 지도 교수님이 바로 옆 연구실에 가까이 계시지만 살갑게 자주 찾아뵙고 어울릴 자리를 마련하지 못한 것 같다. 그건 물론 내 마음이 그래서가 아니라 나의 타고난 성격 탓이라고는 하지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행동으로 표현되지 않는 마음은 아무 소용이 없다.
남녀 관계나 부부 관계에서도 말하지 않는 것을 상대방이 미리 알아주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다. 오랜 시간을 같이 하다 보면 눈빛만 봐도 마음이 통하는 경우도 가끔 있기는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객관적 실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식된 실체가 중요하다(What matters is perceived reality, not objective reality).' 마케팅에서 날이면 날마다 떠들어 대는 이 말을 나는 인간 관계에서 얼마나 적용하고 있을까? 마케팅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것 같아 부끄럽다.
나 자신 좋은 제자가 아니면서 학생들을 잘 기른다는 것이 말이 될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 걸까? 허물없이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은 걸까? 아니면 카리스마 있고 높은 지위를 가진 엄격한 선생이 좋은 걸까? 난 천성적으로 전자에 가까운 것 같은데, 수평적 관계(물론 완벽한 수평적 관계는 아니지만)가 항상 좋은 것 같지는 않다. 선한 의도로 행한 것이 항상 결과도 좋은 것은 아니다. 생각지도 못하게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결국은 여기서도 균형 감각이 필요한 것 같다. 때로는 친한 삼촌처럼, 때로는 엄격한 선생처럼 시의 적절하게 변신(?)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학창 시절 선생님들께서는 모두 잘 계실까? 가끔 그리워진다.
(잘 될지 모르겠지만) 조만간 선생님을 한번 찾아뵈어야겠다.
이번에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졸업한 학생들의 근황을 다시 취합하게 되었다. 현직 조교에게 업무를 부탁했지만, 내 이름으로 문의를 하고 모든 내용이 정리되면 같이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메시지를 받았지만 답장이 없거나 아예 읽씹하는 경우도 있다고 조교가 알려주었다.
물론 각자 다 나름의 사정이나 생각이 있을 거라고 위안하면서도,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아무것도 아닌 일로 다시 생각의 꼬리 물기가 시작된 것 같다고 스스로 정당화를 하면서 문득 드는 생각들이 있다.
먼저 '과연 나는 학생을 잘 기르고 있는 것일까?'라는 질문이 머리 속을 맴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그럼 나는 좋은 제자인가?'라는 질문도 생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내가 사사한 지도 교수님이 바로 옆 연구실에 가까이 계시지만 살갑게 자주 찾아뵙고 어울릴 자리를 마련하지 못한 것 같다. 그건 물론 내 마음이 그래서가 아니라 나의 타고난 성격 탓이라고는 하지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행동으로 표현되지 않는 마음은 아무 소용이 없다.
남녀 관계나 부부 관계에서도 말하지 않는 것을 상대방이 미리 알아주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다. 오랜 시간을 같이 하다 보면 눈빛만 봐도 마음이 통하는 경우도 가끔 있기는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객관적 실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식된 실체가 중요하다(What matters is perceived reality, not objective reality).' 마케팅에서 날이면 날마다 떠들어 대는 이 말을 나는 인간 관계에서 얼마나 적용하고 있을까? 마케팅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것 같아 부끄럽다.
나 자신 좋은 제자가 아니면서 학생들을 잘 기른다는 것이 말이 될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 걸까? 허물없이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은 걸까? 아니면 카리스마 있고 높은 지위를 가진 엄격한 선생이 좋은 걸까? 난 천성적으로 전자에 가까운 것 같은데, 수평적 관계(물론 완벽한 수평적 관계는 아니지만)가 항상 좋은 것 같지는 않다. 선한 의도로 행한 것이 항상 결과도 좋은 것은 아니다. 생각지도 못하게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결국은 여기서도 균형 감각이 필요한 것 같다. 때로는 친한 삼촌처럼, 때로는 엄격한 선생처럼 시의 적절하게 변신(?)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학창 시절 선생님들께서는 모두 잘 계실까? 가끔 그리워진다.
(잘 될지 모르겠지만) 조만간 선생님을 한번 찾아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