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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의도

이 공간은 주제별로 제가 가진 생각을 나누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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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적어도 경험재, 아니면 신뢰재 - 거기서 벗어나려면?

2023-10-04
조회수 376

마케팅에서 상품 혹은 속성을 구분하는 한 가지 분류법이 있다. 탐색재(search goods), 경험재(experience goods), 신뢰재(credence goods). 

  • 탐색재는 직접 경험 없이 상품의 품질 수준을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상품/속성을 말한다. 주로 가전제품이나 IT 제품 등 스펙을 보면 성능을 파악할 수 있는 경우가 해당한다. 
  • 경험재는 직접 경험을 해 봐야 품질이나 불편한 점을 평가할 수 있는 상품/속성이다. 대표적으로 서비스 상품에 여기에 해당한다.
  • 신뢰재는 직접 경험을 해도 품질 평가가 어려운 특수한 상품/속성이다. 예를 들어, 비타민, 컨설팅 서비스, 교육 서비스, 예술 작품 등에 해당한다. 

우리 인생을 하나의 상품으로 본다면 셋 중 어디에 해당할까?

나는 아무리 좋게 봐도 경험재다. 아니, 거의 99.99% 신뢰재다.

살아봐야 뭘 좀 알게 되지만, 그것도 이내 새로운 경험이 쌓이면 새로운 지식으로 덧씌워진다. 

가끔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들과 면담을 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박사과정에 관심 있는 학생들한테 나는 많은 시간을 들여 가능한 정확한 정보를 주려고 노력한다. 왠지 모르지만 다른 선생들은 학생들에게 연구하는 삶이 어떤 건지 미리 잘 알려주지 않는 것 같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미리 이야기해준들 그 내용이 학생들에게 절실하게 다가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문제는 거기에 딜레마가 있다. 연구를 해 봐야 그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 누군가와 살아봐야 그 사람이 배우자/파트너로 적절한지 알고, 인생을 살아봐야 인생이 어떤지를 아는데...알기 전에 의사결정(선택)을 해야 한다. 게다가 인생은 한번밖에 기회가 없다. 사실 경험해봐야 안다고 했지만 경험해 봐도 잘 모르는 게 태반이다. 예상치 못한 경험을 할 때마다 새록새록 내가 아는 게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열심히 살아도 잘 모르는게 인생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생각에 한가지 방법은 스스로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혹자는 의미를 찾는다고 하지만, 의미는 어디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스스로 의미를 생성하여 자신의 삶에 부여해야 한다. 그 중 한가지는 자신을 세뇌하는 것이다. 나는 '내가 20대라면/대학생일 때/...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이라는 류의 책들은 후학을 가르치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대개 타깃 독자 자신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미 그 시절이 지났는데 그 때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이 무슨 소용인가? 그것보다는 자신의 인생을 넓고 크게 그리고 높은 시각에서 바라보고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심리학에는 해석수준이론(Construal Level Theory)이라는 개념이 있다. 문제를 아주 구체적이고 지엽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핵심 개념 위주로 추상적이고 넓게 해석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내가 강의 준비하는 일을 온라인 검색하고 슬라이드 만들고 글을 쓰고 교과서 읽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기존에 산만하게 흩어진 지식을 나만의 관점으로 정리하여 후학들의 삶에 어떤 영감을 주는 일로 해석할 수 있다. 후자가 훨씬 의미 부여에 유리한 방식이다. 

어차피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공존하고 살아봐도 알기 힘든 것이 인생이라면, 결국 그 인생의 의미는 스스로 부여해야 한다. 자신을 세뇌해야 하는 이유다. 




Professor Kiwan Park

SNU BUSINESS SCHOOL

Professor Kiwan Park

Seoul National University, 1 Gwanak-ro, Seoul, Republic of Korea, 08826

Tel. +82-2-880-2596 l E-mail. Kiwanp@snu.ac.kr


SINCE 2016

UPDATED SEPTEMBER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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