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1편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결국 마케팅의 사양화는 불확실성이 커진 시대 변화와 이에 대응하려는 사람들의 심리가 만들어낸 결과다.
그렇다면 마케팅의 미래는 암울한 것인가? 학계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 마케팅의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는 사실로 인해 나는 내 삶의 존재 의미가 갉아먹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런데 마케팅의 의미 그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기보다는 마케팅의 방법이 달라지고 있고 그래서 마케팅을 접근하는 기존의 방식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
마케팅의 기본 정신은 가치 창출이다. 가치는 고객, 기업, 사회, 국가, 지구 모두에게 존재의 핵심 덕목이다. 인문적으로 말하면 가치는 의미다. 의미를 추구하지 않으면 존재가 왜 필요한가? 내 주관적인 견해지만 마케팅의 의미는 사라지기는커녕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새로운 시대 변화를 맞아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며 삶에 대한 위협을 점점 더 많이 느끼는 세상은 필연적으로 우리에게 '의미 찾기'라는 새로운 과업을 던지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제 문제는 마케팅이라는 학문과 기능이 세상에서 인정받고 (과거만큼은 아니더라도) 실질적으로 나름의 역할을 사회에서 수행하도록 만드는 일이다.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핵심기술이 지금은 성장기에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발전도 점점 그 속도가 느려지게 되고 그러면 후발 주자들은 선도 기술을 빠르게 캐치업하게 된다. 이내 곧 대부분의 기술은 보편적으로 접근 가능하게 된다. 물론 최신 기술을 리드하는 브랜드는 계속 존재하겠지만, 과거에 비해 선발-후발 주자의 차이는 급격하게 줄어들게 되고, 선발 주자가 자칫 조금만 주춤하면 곧 후발 주자에게 추월당할 수 있다. 지금 삼성의 반도체를 보면 그렇지 않은가? 중국과 대만의 기업에 추월당하고 있는 현실이 그걸 말해 준다.
물론 기술이 산업의 저변에 튼튼하게 뿌리잡고 있어야 지속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술은 무지하게 중요하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업계의 진화가 계속될수록 기술 보다는 다른 요소들이 점점 더 중요해진다. 고객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핵심 무기는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있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물류 혁신과 빠르고 정확한 배송 같은 경우는 기술 기반의 고객 가치다. 하지만, 같은 기술도 어떻게 믹스-앤-매치하는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비즈니스 모델이 생겨난다. 그 지점이 바로 문과적 소양이 필요한 분야다.
의미라 불리는 그 문과적 소양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안 보인다고 의미가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 인간이 만들어 낸 (가상의 혹은 허구적인) 개념이라고 할지는 몰라도 그것은 엄연히 존재한다. 눈으로 증명해 보이기는 쉽지 않아서 그걸 어떻게 배울 수 있는지 회의감이 들 수 있지만, 그와는 별도로 존재성은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사실 이과적 소양이나 제도를 다루는 학문이 확실한 앎인 것 같아도, 세상에 확실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기술은 금방 새로운 기술에 의해 대체되고, 자연과학적 지식도 영원불멸한 것은 없다. 하물며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의 활동에 어찌 정답이 있을 수 있으랴?
기술은 문화를 변화시키는 동인이지만, 그 새로운 문화를 디자인할 역량이 없으면 기술도 별 소용이 없다. 기술 자체를 위한 기술은 인간 삶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문화도 기술이 필요하지만, 기술 역시 문화를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 기술도 그렇지만 문화에 관한 한 마케팅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세상은 돌고 돈다. 열심히 갈 것 같던 마케팅의 인기가 급격히 사그러졌듯이 기술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이제 챗GPT는 코딩 지식의 민주화를 가속하고 있다. 코딩이라는 하드 스킬이 전부인냥 생각했지만 앞으로는 아니다. 그걸 이용해 부가 가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그 역량은 많은 경우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에서 나온다. 과거 대중의 지혜가 그동안 여러 산업(대표적으로 여행업)의 판도를 어떻게 바꾸어 왔는지 생각해 본다면 인공지능을 위시한 기술의 민주화로 인한 마케팅의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내 생각에는 다시 마케팅의 시대가 올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야 우리가 경쟁력을 갖고 세상을 위해 필요한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을 테니까.
앞선 1편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결국 마케팅의 사양화는 불확실성이 커진 시대 변화와 이에 대응하려는 사람들의 심리가 만들어낸 결과다.
그렇다면 마케팅의 미래는 암울한 것인가? 학계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 마케팅의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는 사실로 인해 나는 내 삶의 존재 의미가 갉아먹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런데 마케팅의 의미 그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기보다는 마케팅의 방법이 달라지고 있고 그래서 마케팅을 접근하는 기존의 방식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
마케팅의 기본 정신은 가치 창출이다. 가치는 고객, 기업, 사회, 국가, 지구 모두에게 존재의 핵심 덕목이다. 인문적으로 말하면 가치는 의미다. 의미를 추구하지 않으면 존재가 왜 필요한가? 내 주관적인 견해지만 마케팅의 의미는 사라지기는커녕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새로운 시대 변화를 맞아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며 삶에 대한 위협을 점점 더 많이 느끼는 세상은 필연적으로 우리에게 '의미 찾기'라는 새로운 과업을 던지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제 문제는 마케팅이라는 학문과 기능이 세상에서 인정받고 (과거만큼은 아니더라도) 실질적으로 나름의 역할을 사회에서 수행하도록 만드는 일이다.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핵심기술이 지금은 성장기에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발전도 점점 그 속도가 느려지게 되고 그러면 후발 주자들은 선도 기술을 빠르게 캐치업하게 된다. 이내 곧 대부분의 기술은 보편적으로 접근 가능하게 된다. 물론 최신 기술을 리드하는 브랜드는 계속 존재하겠지만, 과거에 비해 선발-후발 주자의 차이는 급격하게 줄어들게 되고, 선발 주자가 자칫 조금만 주춤하면 곧 후발 주자에게 추월당할 수 있다. 지금 삼성의 반도체를 보면 그렇지 않은가? 중국과 대만의 기업에 추월당하고 있는 현실이 그걸 말해 준다.
물론 기술이 산업의 저변에 튼튼하게 뿌리잡고 있어야 지속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술은 무지하게 중요하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업계의 진화가 계속될수록 기술 보다는 다른 요소들이 점점 더 중요해진다. 고객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핵심 무기는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있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물류 혁신과 빠르고 정확한 배송 같은 경우는 기술 기반의 고객 가치다. 하지만, 같은 기술도 어떻게 믹스-앤-매치하는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비즈니스 모델이 생겨난다. 그 지점이 바로 문과적 소양이 필요한 분야다.
의미라 불리는 그 문과적 소양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안 보인다고 의미가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 인간이 만들어 낸 (가상의 혹은 허구적인) 개념이라고 할지는 몰라도 그것은 엄연히 존재한다. 눈으로 증명해 보이기는 쉽지 않아서 그걸 어떻게 배울 수 있는지 회의감이 들 수 있지만, 그와는 별도로 존재성은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사실 이과적 소양이나 제도를 다루는 학문이 확실한 앎인 것 같아도, 세상에 확실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기술은 금방 새로운 기술에 의해 대체되고, 자연과학적 지식도 영원불멸한 것은 없다. 하물며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의 활동에 어찌 정답이 있을 수 있으랴?
기술은 문화를 변화시키는 동인이지만, 그 새로운 문화를 디자인할 역량이 없으면 기술도 별 소용이 없다. 기술 자체를 위한 기술은 인간 삶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문화도 기술이 필요하지만, 기술 역시 문화를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 기술도 그렇지만 문화에 관한 한 마케팅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세상은 돌고 돈다. 열심히 갈 것 같던 마케팅의 인기가 급격히 사그러졌듯이 기술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이제 챗GPT는 코딩 지식의 민주화를 가속하고 있다. 코딩이라는 하드 스킬이 전부인냥 생각했지만 앞으로는 아니다. 그걸 이용해 부가 가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그 역량은 많은 경우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에서 나온다. 과거 대중의 지혜가 그동안 여러 산업(대표적으로 여행업)의 판도를 어떻게 바꾸어 왔는지 생각해 본다면 인공지능을 위시한 기술의 민주화로 인한 마케팅의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내 생각에는 다시 마케팅의 시대가 올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야 우리가 경쟁력을 갖고 세상을 위해 필요한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