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현재, 서울대학교 구성원들에게 이메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NHN의 협업 툴인 두레이(Dooray)는 이메일의 인터페이스를 시험적으로 변경하고 있다(내 기억에 2023년 9월경 실제로 변경되었던 것 같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개선이 아니라 개악인 측면이 있다. 먼저, 전체 색상이 파란색에서 초록색으로 바뀌는 바람에(이번 개편에서는 협업 툴의 다양한 기능 별로 색상을 달리했다: 그림 1), 이메일 목록에서 읽은 메일과 읽지 않은 메일이 잘 구분되지 않는다. 둘째, 특정 메일을 클릭하면 오른쪽에 메일 내용이 나오는데, 오른쪽 개별 메일 위에는 ‘답장’ 옵션만 있고, 다른 모든 옵션(삭제·보관·스팸등록 등)은 왼쪽의 목록 위에 있다. 오른쪽에서 이들 메뉴를 보려면 오른쪽 맨 끝부분에 있는 ‘…’를 클릭해야 한다. 예전에는 대부분의 메뉴가 개별 메일 위와 이멜 목록 위에 모두 기본적으로 제시되어 있었다. 셋째, 개편 이전에도 이후에도 불편한 점이 한 가지 있는데 답장을 보낼 때 ‘전체 답장’이 디폴트로 되어 있어서 무심코 클릭하면 보낸 사람 외 참조 주소로 모두 답장을 보내는 실수를 하기 쉽다.
[그림 1] 두레이 이메일 인터페이스: 변경 전과 후[1]

사람의 습관이란 게 무서운 지라 그걸 너무 비틀면 사람들은 무지 싫어한다. 기존의 인지 체계와 너무 많은 간극이 있으면 적응하는 데 시간도 많이 걸린다. 한 가지 예를 보자. 나는 강남 파이낸스 센터에 있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를 가끔 방문한다. 2023년 초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건물의 엘리베이터를 대대적으로 교체한 적이 있다. 예전에는 올라가는 층의 버튼을 누르면 여러 대의 엘리베이터 중 현재 내려오는 엘리베이터가 어떤 것인지, 그리고 현재 몇 층쯤 내려오고 있는지 표시되었다. 엘리베이터를 탄 후 사람들은 각자 가고자 하는 층의 번호를 눌렀다. 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시스템이다.
새로운 엘리베이터는 이런 체계를 완전히 뒤엎었다(그림 2). 1층에서 제어판에 방문하려는 층을 누르면 (각 엘리베이터에 부착된 표시등에 불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층 번호를 누른 바로 그 제어판에 내가 타야 할 엘리베이터의 문자가 잠깐 뜬다. 이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으면 번호만 눌러놓은 채 어떤 엘리베이터를 타야 하는지 깜빡 놓칠 수 있다. 그러면 다시 층수를 누르고 어떤 엘리베이터를 타야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면 다른 당혹감이 몰려온다. (층수를 누르는 버튼은 1층에만 있고) 엘리베이터 내에는 버튼이 따로 없고 모든 탑승객들이 가려는 층수가 개폐문 옆에 조그맣게 뜬다. 지금은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처음 탈 때에는 엘리베이터가 설 때마다 내가 내릴 층이 맞는지 확인하기 매우 어려워 난감했던 기억이 있다.
새로운 시스템은 물론 장점이 있다. 미리 탑승 전에 층수를 눌러 두면 복잡한 엘리베이터 내부에서 버튼을 누르느라 고생할 필요가 없다. 층별 수요를 반영하여 어떤 엘리베이터를 몇 층에 배정할지 파악하기 쉬워 효율적 운영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 보면, 변화가 너무 급진적이다. 기존의 행동 습관을 급진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실제로 (나를 포함해)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림 2] 강남 파이낸스 센터의 엘리베이터[2]

[1] 사실 두레이 서비스는 이메일 외 다양한 활동을 제공하는 종합 협업 툴이다. 따라서 서비스 종류별로 (그들의 표현에 의하면 더욱 산뜻해진 느낌을 주기 위해) 다른 색상을 사용하고 전체적으로 채도를 높였다. 변경하기 전(맨 위 그림)의 이메일 인터페이스가 변경 후(그림의 2열 중간: 초록색)보다 훨씬 선명하게 느껴진다.
[이미지 출처] 2023년 6월 29일 내가 직접 화면을 캡처하였다.
[2] 내가 직접 찰영한 사진이다. 요즘은 함부로 사진을 찍다가는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받기 쉬워 사람들이 없는 짧은 틈을 타 어렵게 사진을 찍었다. 그러다보니 두 번째 사진의 40층과 세 번째 사진의 층수가 맞지 않게 되었다. 독자들의 양해를 바란다.
2023년 7월 현재, 서울대학교 구성원들에게 이메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NHN의 협업 툴인 두레이(Dooray)는 이메일의 인터페이스를 시험적으로 변경하고 있다(내 기억에 2023년 9월경 실제로 변경되었던 것 같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개선이 아니라 개악인 측면이 있다. 먼저, 전체 색상이 파란색에서 초록색으로 바뀌는 바람에(이번 개편에서는 협업 툴의 다양한 기능 별로 색상을 달리했다: 그림 1), 이메일 목록에서 읽은 메일과 읽지 않은 메일이 잘 구분되지 않는다. 둘째, 특정 메일을 클릭하면 오른쪽에 메일 내용이 나오는데, 오른쪽 개별 메일 위에는 ‘답장’ 옵션만 있고, 다른 모든 옵션(삭제·보관·스팸등록 등)은 왼쪽의 목록 위에 있다. 오른쪽에서 이들 메뉴를 보려면 오른쪽 맨 끝부분에 있는 ‘…’를 클릭해야 한다. 예전에는 대부분의 메뉴가 개별 메일 위와 이멜 목록 위에 모두 기본적으로 제시되어 있었다. 셋째, 개편 이전에도 이후에도 불편한 점이 한 가지 있는데 답장을 보낼 때 ‘전체 답장’이 디폴트로 되어 있어서 무심코 클릭하면 보낸 사람 외 참조 주소로 모두 답장을 보내는 실수를 하기 쉽다.
[그림 1] 두레이 이메일 인터페이스: 변경 전과 후[1]
사람의 습관이란 게 무서운 지라 그걸 너무 비틀면 사람들은 무지 싫어한다. 기존의 인지 체계와 너무 많은 간극이 있으면 적응하는 데 시간도 많이 걸린다. 한 가지 예를 보자. 나는 강남 파이낸스 센터에 있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를 가끔 방문한다. 2023년 초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건물의 엘리베이터를 대대적으로 교체한 적이 있다. 예전에는 올라가는 층의 버튼을 누르면 여러 대의 엘리베이터 중 현재 내려오는 엘리베이터가 어떤 것인지, 그리고 현재 몇 층쯤 내려오고 있는지 표시되었다. 엘리베이터를 탄 후 사람들은 각자 가고자 하는 층의 번호를 눌렀다. 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시스템이다.
새로운 엘리베이터는 이런 체계를 완전히 뒤엎었다(그림 2). 1층에서 제어판에 방문하려는 층을 누르면 (각 엘리베이터에 부착된 표시등에 불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층 번호를 누른 바로 그 제어판에 내가 타야 할 엘리베이터의 문자가 잠깐 뜬다. 이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으면 번호만 눌러놓은 채 어떤 엘리베이터를 타야 하는지 깜빡 놓칠 수 있다. 그러면 다시 층수를 누르고 어떤 엘리베이터를 타야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면 다른 당혹감이 몰려온다. (층수를 누르는 버튼은 1층에만 있고) 엘리베이터 내에는 버튼이 따로 없고 모든 탑승객들이 가려는 층수가 개폐문 옆에 조그맣게 뜬다. 지금은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처음 탈 때에는 엘리베이터가 설 때마다 내가 내릴 층이 맞는지 확인하기 매우 어려워 난감했던 기억이 있다.
새로운 시스템은 물론 장점이 있다. 미리 탑승 전에 층수를 눌러 두면 복잡한 엘리베이터 내부에서 버튼을 누르느라 고생할 필요가 없다. 층별 수요를 반영하여 어떤 엘리베이터를 몇 층에 배정할지 파악하기 쉬워 효율적 운영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 보면, 변화가 너무 급진적이다. 기존의 행동 습관을 급진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실제로 (나를 포함해)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림 2] 강남 파이낸스 센터의 엘리베이터[2]
[1] 사실 두레이 서비스는 이메일 외 다양한 활동을 제공하는 종합 협업 툴이다. 따라서 서비스 종류별로 (그들의 표현에 의하면 더욱 산뜻해진 느낌을 주기 위해) 다른 색상을 사용하고 전체적으로 채도를 높였다. 변경하기 전(맨 위 그림)의 이메일 인터페이스가 변경 후(그림의 2열 중간: 초록색)보다 훨씬 선명하게 느껴진다.
[이미지 출처] 2023년 6월 29일 내가 직접 화면을 캡처하였다.
[2] 내가 직접 찰영한 사진이다. 요즘은 함부로 사진을 찍다가는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받기 쉬워 사람들이 없는 짧은 틈을 타 어렵게 사진을 찍었다. 그러다보니 두 번째 사진의 40층과 세 번째 사진의 층수가 맞지 않게 되었다. 독자들의 양해를 바란다.